[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최근 들어 IT 강국으로 떠오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도 사회의 변화는 괄목할 만한 것이지만, 이러한 변화가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 분야의 거버넌스가 더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잘 들여다보면 그렇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 ‘인도 리포트’의 핵심이다.이 책은 저자가 2015년부터 2년 가까이 주인도 대사로 재임 시 인도의 모습을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하고 집필한 것이다.유능한 정통 외교관인 저자의 넓고 깊은 전문가적 식견과 통찰력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서양 문학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마녀, 키르케에 주목한다.태양신 헬리오스와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키르케는 그리스 신화에서 마법에 능한 마녀의 대명사로 간주되어 왔다.지중해 외딴 섬인 ‘아이아이에’에 살며 커다란 베틀로 천을 짜거나, 마법을 부려 사람들을 사자나 늑대로 변신시키는 존재. 영웅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돼지로 만들고, 1년 동안 그의 발목을 붙잡는 존재다.저자는 키르케의 모든 상징물에서도 서사를 발굴한다. 작은 단서로 어떻게 기나긴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의외로 단순하다. 모든 행동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헨리에타(헨)는 옆집의 매슈와 미라 돌라모어 부부의 저녁식사 초대를 받는다.하지만 식사를 마치고 옆집을 구경하던 중, 매슈의 서재 벽난로 위에 놓인 펜싱 트로피를 본 헨은 공포에 사로잡힌다.헨은 매슈가 ‘더스틴 밀러 살인사건’의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이런 의심은 곧 확신이 된다.문제는, 헨이 매슈가 살인자임을 안다는 사실을 매슈도 알게 된다는 것이다.헨은 경찰에 증언을 하려 하지만 조울증을 앓던 헨의 과거에 일어난 사건 탓에 경찰은 헨을 믿어주지 않는다.살인마의 이웃에 살게 된 헨은 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기독교(가톨릭/개신교), 불교, 정교회, 이슬람교, 유대교, 힌두교, 자이나교 등 종교와 음식에 관한 39편의 흥미진진한 지식교양서이다.먹음직스럽고 ‘성스러운(?)’ 음식 사진들과 함께, 신문사 문화부 기자가 수년 동안 방대한 자료를 섭렵해가며 직접 취재하고 먹어보고 쓴 발랄한 글쓰기가 돋보인다.이 책에는 가톨릭 신자는 왜 금요일에 물고기를 먹는지, 버터는 어떻게 종교개혁의 불씨가 되었는지, ‘이브를 유혹한 선악과는 토마토였다?’, ‘성경 속의 최음제, 사랑의 묘약인가 악마의 식물인가’, ‘성욕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누구나 한 번쯤은 전생 아니면 내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주인공 르네의 입을 통해 지금의 생이 전부가 아니라고 단언한다.또 하나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아틀란티스인 게브는 물론 제1차 세계 대전 참전병, 고성(古城)에 사는 백작 부인, 고대 로마의 갤리선 노잡이, 캄보디아 승려, 인도 궁궐의 아름다운 여인 그리고 일본 사무라이까지 르네가 문을 하나 열 때마다 다양한 시대, 다양한 나라에서의 삶이 펼쳐진다.그러나 기억의 문 뒤에는 보물과 함정이 공존하고 있다.르네는 전생을 통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전편보다 훨씬 광대해진 공간적 배경, 치밀한 사건 전개, 개성 있는 다양한 등장인물들, 국제 관계 및 경제 이슈에 대한 핵심을 찌르는 서술 등을 통해 세 권에 걸친 방대한 분량의 시리즈를 완벽하게 마무리한다.인간 심리뿐만 아니라 생의 이면을 파악하는 통찰력과 손에 잡힐 듯 디테일한 표현력, 선악과 부조리를 바라보는 열린 시각 속 균형 감각 등 저자의 강점이 드러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소설 세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작가의 강점인 인간 심리에 대한 예리한 통찰에 더해 꽉 짜인 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방대한 서사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실감나게 다뤘다.이백만 이일철 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오늘날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이백만의 증손이자 공장 노동자인 이진오의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아파트 십육층 높이의 발전소 공장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이진오는 페트병 다섯개에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각각 붙여주고 그들에게 말을 걸며 굴뚝 위의 시간을 견딘다.사료와 옛이야기를 절묘하게 넘나들며 대한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한국문학의 살아 있는 거장 황석영의 중단편전집이다.처음 출간된 지 20년이 지난 중단편전집의 체재와 표기 등을 가다듬고, 장정을 새롭게 하고 완전한 중단편전집으로 개비했다.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중편 ‘객지’와 ‘한씨연대기’는 온전한 주목을 요하는 작품인 만큼 각각 독립된 단행본으로 엮었다.빛나는 세계는 또한 이후 작가가 선보인 탁월한 장편들의 시기를 예비하는 토대이기도 한 바, 우리는 중단편들의 세계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시간이 흐를수록 이 세계 안에서 오늘의 또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무엇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겸재가 조선회화사에 등장한 것은 노론 강경파 장동 김씨 집안의 삼연 김창흡의 금강산 여행길에 동행하게 되면서였다.이때 제작된 신묘년풍악도첩은 그의 금강산 그림의 원형이 되었으며, 이후 겸재는 평생토록 장동 김씨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전폭적 후원 아래 화업을 이어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그런데 미술사가들은 겸재의 진경산수화에서 ‘진경’이란 말을 차용하여 조선후기 문화를 ‘진경문화’라고 하면서도 한사코 겸재를 노론의 화가라 부르려 들지 않는다.그러나 미술사가들 스스로 ‘진경문화는 조선중화사상에서 비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미국에 NASA가 설립된 지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인류가 살아온 것에 비하면 한없이 짧은 이 기간에, 우리는 우주선에 사람을 실어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달에 착륙해 발자국을 남겼으며, 태양계 밖으로 탐사선을 보내기도 했다.2020년,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인류의 모험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저자는 우리가 “현재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이야기한다.앞으로는 또 어떤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게 될까. 그리고 또 누구의 꿈이 이루어지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초인적인 활약을 펼치는 화려한 스파이가 아니라, 인간적인 고뇌를 품은 동시대 인물로 스파이를 그렸다.흥미롭게도 이번 책은 저자의 분신 같은 캐릭터 스마일리가 주인공이 아니라, 스마일리의 부하 피터 길럼의 1인칭 소설이다.길럼은 이미 스파이에서 은퇴한 상태지만 과거 사건이 문제가 되자 다시 한번 정보부의 부름을 받는다.그렇게 길럼은 수십 년 전 자신이 수행했던 일들을, 그리고 ‘튤립’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렸던 여성과의 기억을 강제로 끄집어내게 된다.감시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낡은 서류철을 읽어 나가는 길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출토된 ‘티라노사우루스 바타르(타르보사우루스)’ 화석을 둘러싼 숨겨진 진실을 찾는 추적기다.2012년 뉴욕의 경매장에 출품된 이 ‘공룡화석’은 당시 100만 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했다.하지만 이후 몽골 정부의 화석 반환 요청으로 인해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면서, 사건은 국제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고, 결국 공룡화석의 판매자는 미국 법정에 서게 된다.공룡 뼈를 발굴하는 사냥꾼들의 흥미롭고 놀라운 일화뿐만 아니라 과학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고생물학자들의 감동적인 일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풀리지 않는 사건, 부도덕한 살인자, 불가능한 선택. 이 모든 중심에는 연쇄살인범으로 몰린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라 텍사스가 있다.하지만 증거는 조작되었고 사건을 되돌리려 할수록 희생은 커져만 간다.자신도 모르게 사건에 휘말린 형사전문 변호사 마틴 베너는 사라의 실종된 아들 미오를 찾아 나선다.그러나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마틴은 감시당하며 쫓기고 있다.마틴과 그의 파트너인 루시가 연쇄살인범이자 이미 사망한 사라 텍사스와 연관된 거짓 증언과 조작된 증거로 위험에 처하게 되면서 작품 내내 긴장감을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이러한 여러 세계적 이슈를 배경으로 어쩌면 우리에게 곧 다가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이 책의 배경은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정치적 분열이 증가해 황폐해진, 지금보다 미래의 세상이다.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세상에서 한 섬나라는 침입자를 막기 위해 모든 해안선 및 국경을 둘러싸는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을 세운다.넘으려는 자와 그들을 막으려는 자가 교차하는 벽 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이 책은 여전히 국경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한국 독자들에게 의미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파우스트’는 20대의 괴테가 구상하고, 80대의 괴테가 완성한 괴테 문학의 정점에 놓인 작품이다.일개의 문학 작품으로서뿐 아니라, 괴테 자신의 역사관과 문명관, 신화관, 종교관 전반을 아우른다는 점에서 괴테 연구의 핵심 저술로 알려져 있다.실제로 괴테가 써온 수많은 시와 소설, 희곡 등의 문학 작품과, 여행기, 편지 등의 개인적인 기록이 파우스트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다양하게 해석된다.파우스트를 그 자체로 괴테의 지식과 사상의 총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이다.이 책은 파우스트의 작중 인물과, 전개 등 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2015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총 122꼭지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배치하고 5부로 나누어 구성했다.이미 페이스북과 지면을 통해 공개하였던 글이지만 책으로 엮으며 문장을 다듬고 내용을 보충하였다.하루하루의 기록엔 시대를 관통하는 시인의 인생이 깊게 새겨진다.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대한 기억과 방황, 촛불시위를 향한 응원과 의지, 시-괴물 발표 이후 미투의 중심에 서게 된 시인의 고민과 투쟁의 과정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동시에 좋아하는 계절 음식 예찬과 더위를 피하는 방법 등 생활감이 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오직 소설쓰기에 전념하는 저자가 언제, 어떻게 영감을 받아 글을 쓰는지에 대한, 작가로서 지녀야 할 태도와 독자의 임무를 동시에 말하며 함께 해외문학과 당대 고전으로 남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한다.더불어 40여 년 동안 소설가로 살면서 한 인간으로서의 진솔한 고백과 삶의 가장 눈부시고 빛났던 순간들을 소개한다.또한 어떻게 ‘작가’가 탄생하는지,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내밀하고 담담하게 고백한다.사람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그의 현미경 같은 문장들이 문학, 철학, 종교, 역사 등에 대해 특유의 통찰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수식과 기호로 가려진 과학의 베일을 살짝 걷어 보면, 과학은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그 안에는 영혼을 뒤흔들고, 존재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인간 본성과 조건을 성찰케 하는 힘이 담겨 있다.이 책은 모두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자신과 칼 세이건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 온 이야기들을 펼쳐 놓는다.코스모스 시리즈의 정신과 전통에 따라 우주와 생명의 기원, 자연의 숨겨진 법칙 등을 이해하고자 끝없는 여행에 뛰어든 과학자들, 그리고 그들이 이룬 과학 덕분에 상상할 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전작 ‘희망장’에서 조그마한 탐정 사무소를 차린 스기무라 사부로가 마침내 제대로 된 프로 탐정으로 활약하며 여성을 경멸하는 불쾌한 남자들의 번들거리는 욕망을 쫓기 시작한다.첫 의뢰인은 자살 미수로 입원한 딸과 한 달이 넘도록 연락이 안 돼 고민에 빠진 부인이다.사위는 장모님 때문에 아내가 자살을 시도했다며 비난하고 병원에서는 배우자의 허락 없이 면회가 어렵다며 가족들의 만남을 가로막는다.딸은 왜 자살을 시도했을까. 이 석연치 않은 해프닝의 배후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온 사회의 뿌리 깊은 어둠이 있었다.저자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20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비극 가운데 전쟁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당한 사건, 여전히 제주 4·3을 다루지 않고 우리의 현대사를 이야기할 것인가?제주 4·3은 3만여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이 희생당한 3만 건의 사건이다.이 책은 큰 역사 속에서 제주 4·3을 볼 수 있게 ‘해방에서 분단까지’와 ‘제주 역사’ 코너를 본문과 함께 담았다.10가지 작은 주제로 기획된 ‘해방에서 분단까지’만 모아 보아도 우리 현대사에서 제주 4·3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