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두씨 별세, 장용기·명기씨 부친상, 신중삼(금호건설 부장)씨 빙부상 = 22일, 강원도 평창군 진부장례식장 1호실, 발인 24일 오전 7시. [033-335-3240]
야권의 참패로 막을 내린 지자체 선거가 끝났다. 일찌감치 예상됐던 결과였다. 우리나라 정당사상 이렇게 한쪽이 참패를 기록한 결과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보수의 무참한 패배였다.그런데도 어제까지 보수 편이던 유권자들의 반응도 거지반 그렇게 될 줄 알았다는 표정이다. 그걸 두고 매스컴에 얼굴을 자주 내미는 단골들끼리 갑론을박하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먼 산만 쳐다보고 있다.문제는 선거 그 후에 올 폭풍을 걱정하고 있어 마음이 무거울 뿐이다. 유권자들은 선거에 누가 뽑혔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관심을 접었다. 누가 도지사가 되고 시장이 되었는
▲ 신혜근씨 별세, 김호균(대한상공회의소 기획관리팀 부장)씨 모친상 = 18일, 서울성모장례식장 7호실. 발인 20일 오후 1시 40분 [02-2258-5940]
깨어나보니 방 안에 햇빛이 가득했다. 나는 물을 몇 모금 마시고 창문을 열었다. 풍경이 어제와 달랐다. 똑같은 물건이,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풍경이 문득 다른 질감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별안간 낯설어지는 것이다. 나는 반쯤 죽음의 세계에 발을 담근 기분이었다. 세상의 가치판단이 그대로 적용될 수 없는 어떤 특별한 세계. 풍경이야 물론 그대로일 테지만 달라진 내 시각 때문에 무엇 하나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모든 친숙하고 낯익은 것들이 아주 빠르게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은영은 오래 전부터 그 무섭도록 쓸쓸한 풍경 속을 혼자 털
너무 놀라운 경험이 감정기능을 마비시킨 건지, 아니면 이미 모든 결정을 내려서인지, 은영은 씻고 자리에 눕자마자 금방 색색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그녀는 모든 게 정리되었을 테지만 나는 아직 아니었다. 망치로 맞아 머릿속의 코일이 몇 가닥 엉킨 것처럼 계속 멍한 상태였다. 나는 수면등을 켜고 창가에 우두커니 서서 담배를 피웠다. 둥글게 말린 채 창밖으로 빠져나간 담배연기가 휙, 휙, 바람을 타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곤 했다.육체는 정신의 집이다. 무너져가는 육체에 그녀는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다.아무래도 동생과 접촉을 해봐야 할 것
▲ 심재운 전 중도학원 이사장 별세, 정명희씨 배우자상, 심근석(전안법고교 교사)·진석(재미 사업)·인석(전 경향신문 편집국 부국장)·현석(LS 경영기획부문장)·정석(재미)씨 부친상= 30일,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장례식장 3호, 발인 6월 1일. [031-8046-5044]
실물경제에 적신호가 비치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전이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당장 생활물가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그 정도가 급등을 넘어 폭등 수준이다.제일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바로 가계,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부문이다. 지출은 늘어나고 있는데 수입은 제자리다. 오히려 들어오는 돈이 줄어들고 있다. 불과 1년 남짓한 동안 서민경제, 아니 가계에 이상 현상이 생긴 것이다.새정부가 들어서고 이른바 최저임금이 대폭인상 된다는 뉴스는 희소식처럼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정부도 잠시만 기다리면 가계소득이 부쩍 늘어나 살림이 펴질 것이라고 했
보성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다. 배가 고파지고 있었다. 천천히 시가지를 돌며 적당한 식당을 찾는데 문득 바지 주머니가 허전하게 느껴졌다. 손을 넣어보자 있어야 할 것이 없었다. 휴대폰이 없어진 것이었다. 아무래도 해남의 식당에 놓고 나온 모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화기가 제3자의 손에 들어간다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나는 한적한 길가 공중전화 부스 앞에 차를 세우고 방향등을 켰다.“왜 그래? 어디 전화하려고?”그녀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물었다.“응. 아무래도 휴대폰을 해남 식당에 놓고 온 것 같아.”나
▲ 박승규(전 가락초교 교장)씨 별세, 박재우·철현(서학테크 대표)·재영(네오브릿지 이사)씨 부친상, 신임호(전 매일경제 사업국장)씨 빙부상 =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09호실, 발인 30일. [031-787-1509]
▲ 김오복씨 별세, 최홍성(신세계인터내셔날 고문)씨 모친상 = 24일 오전 4시 19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 발인 26일 오전 8시 30분. [02-3410-3151]
평창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 상공에 엄청난 블랙홀을 만들어 놓았다. 이후 모든 것을 휩쓸어 삼키는 가공할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제아무리 힘 있는 이슈라도 블랙홀 앞에서는 맥을 못 쓸 만큼 흡입력이 대단하다.물론 동계올림픽 그 자체는 힘이 없었다. 거기에 이 정권이 남북단일팀이라는 묘수(?)를 끼워 넣자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연이어 띄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승부수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이슈로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말 그대로 모든 인력을 집어삼키는 가공할 힘을
“내 동생 그렇게 한심한 애 아냐. 밤새 싸웠어. 얼마나 힘들게 설득시켰는지 몰라. 때리기도 하고 울면서 빌기도 하고, 그러자고 했다가 또다시 그럴 수 없다고 하고, 결국 아침에 또 번복하면 너 죽고 나 죽고 우리 가족 모두 죽는 거라고 다짐시키고 헤어졌어…… 잘한 선택이야. 앞날이 창창한 동생의 앞길을 막을 수 없어.”“네 인생은!”“난 어차피 얼마 못 살고 죽어. 그리고 마음속으로 그 사람 백 번도 더 죽였어. 그리고…… 내가 말을 안 했는데, 우리 아빠 돌아가셨어. 그 해 가을
▲ 김장옥씨 별세, 이동근(현대경제연구원장·前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씨 모친상 = 1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실, 발인 3일 오전 9시, 장지 서울추모공원. [02-3010-2000]
“아버지 친구가?”“나중에 알아보니 아빠 사고 당하시기 전에 서로 사이가 안 좋았대. 연락처 아는 사람도 없었고……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그렇게 힘든 일이 있었는데 왜 날 안 불렀어. 남을 도울 줄 알면 도움 받을 줄도 알아야지. 그리고, 내가 남이야? 식만 안 올렸지 부부였잖아. 볼꼴 못 볼꼴 다 본 사람이잖아. 너한테는 내가 제일 만만한 사람이라구!”은영이 잠시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 간절한 빛이 돌았다.“그러니까 지금 도와줘.”“뭘 어떻게 도와달라는
‘알바비 올라 좋아했는데, 영화표 ‧ 밥값은 더 올라…’ “데이트하기도 겁나요” 요즘 2030세대의 물가오름세에 대한 불만이라는 현장탐방 기사제목이다.포탈에는 한때 잘나간다고 소문난 프랜차이즈 외식기업 30여 곳이 무더기로 매물로 나왔다고 전한다. 최저임금인상에 수익성이 악화돼 M&A(인수합병)시장에서도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외식업체들이 거의 한꺼번에 매물시장에 나온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임대료에 한꺼번에 16.4%나 오른 최저임금이 결국 잘나간다던 이들 기업의 발
최악의 실업률 그리고 고물가, 골목상권의 붕괴조짐, 수출전선의 빨간불 등등이 예상된지 벌써 오래됐다. 문재인정부는 출범과 함께 청년실업을 줄이겠다며 청와대에 현황판을 내걸고 실업률 줄이기에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이를 두고 야당은 ‘쇼 통’에 불과하다면서 근본적 처방 없는 ‘국민 눈 가리식’이라고 꼬집는다. 그러는 사이에 정권출범 1주년이 코앞에 와 있다. 정말 이 정부가 소득주도경제를 외친 후 달라진 민생경제의 위상이 어떤 것인지를 돌아볼 시점이다.당장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의 형편은 어떠한가.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나라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 부을 듯 날이 흐렸다. 해남이었다. 주택가의 구불구불 이어진 야트막한 돌담들이 예쁜 소도시. 남쪽, 따뜻한 곳, 달마산, 어란, 땅끝…… 해남에는 치과를 개업한 친구가 살고 있다. 아내와 자식들도 함께 내려와 살고 있다.읍내의 식당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은영이 화장실에 간 사이, 전화기를 켰다. 몇 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나는 전화번호부에서 해남에 사는 친구를 찾아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녀만 괜찮다면 친구의 가족들과 함께 땅끝마을에 가서 싱싱한 생선회에 술을 마실 생각이었
재난수준이라던 청년실업률이 여전하다. 낮춰질 조짐이 없다. 새 정부출범 후 추경을 해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별무효과다. 4월 국회에서 두 번째 추경을 할 예정이지만 기대하기 어렵다. 추경자체에 대한 국회통과 마저도 불투명하다.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 대통령이 직접 점검에 나섰지만 유명무실해진지도 오래다. 언론도 국민도 그런 위원회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하긴 애초부터 위원회 만든다고 거기서 일자리가 나올 것이라고 믿었던 바도 아니다.결국 위원장이라던 사람도 며칠못가 자리를 떠났다. 이어받은 사람도 전직국회의원. 야당 말대로라면 전직여
그 날 오후 진안에 도착했다. 우리는 마이산으로 향했다.멀리서 보니 우뚝 솟은 두 암봉(岩峰)이 얼핏 일부러 만든 인공 구조물처럼 보였다. 아무리 봐도 자연스럽지 않았다. 1억 년 전까지만 해도 호수였던 곳, 그러나 4천만 년에 걸친 지각변동으로 서서히 솟아오른 거대한 역암 덩어리. 어떻게 보면 신령스럽고, 어떻게 보면 기괴해 보이는 천연 콘크리트 산(山).탑사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많이 기울어 있었다. 우리는 이리저리 이갑용 처사의 돌탑을 구경하다가 일본인으로 보이는 한 떼의 관광객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천천히 숫마이봉 아래
한반도 전쟁위기설은 이미 해묵은 소문이 돼 버렸다. 그렇다고 위기설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분명히 현재진행형이고, 머잖은 미래가 더 위기일 것이라는 그럴듯한 소문으로 이어진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그렇다.현재 가장 핫한 뉴스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의 만남여부로 축약된다. 어쩌면 한반도의 미래가 결정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중차대한 역사적 사건을 눈앞에 두고도 우리 국민은 침착하기 그지없다.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 사건이 닥아 올 것이라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좋게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