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1970년 한국일보 사진부에 입사해 2020년 말 뉴시스에서 퇴사했으니 그는 정확히 반세기를 사진기자로 살아왔다.한평생 취재 현장의 긴장감을 줄곧 유지해 온 보도사진계의 소중한 베테랑이다.이 책은 그의 50년 사진기자 활동을 결산하는 사진집으로 그의 사진 가운데 대표작 110여 점을 엄선해 수록했다.박태홍 기자의 사진은 언론에서 사건을 보도하거나 기사를 보충하려는 목적으로 촬영한 포토저널리즘사진이다. 뉴스 가치를 지닌 사진도 있고, 뉴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지면 장식을 위해 찍은 사진도 있다.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는 일견 당연해 보이는 명제에서 출발하면서도, ‘나’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부딪치는 순간 발생하는 잡음에 주목한다.자기애의 늪에 빠진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삶을 휘두르기 시작할 때 발현되는 일상의 악, 행복한 순간을 지속시키기 위해 그것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가차 없이 제거해나가는 방식의 노력이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무해하고 무결한 행복에 경도되어 있는 사회에 묵직한 문학적 질문을 던진다.등장인물 세 명의 시점을 교차하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사회 깊숙이 뿌리박힌 강간 문화와 성 차별주의를 통렬히 비판한다.가해자, 피해자, 방관자의 시선으로 써 내려간 10대들의 리얼 스토리는 데이트 폭력, 성추행, 사이버 폭력으로 만신창이가 된 생존자들에게 초점이 쏠린다.왜 그렇게 짧은 치마를 입었나? 강력히 저항하지 않은 이유는? 아무렇지도 않게 피해자를 비난한다.캐럴 길리건을 필두로 리오라 타넨바움, 소라야 슈말리 외 다수의 전문가들이 기고문을 통해 이 끔찍한 강간 문화의 종식을 선언한다.고루한 주장은 기고문에 없다. 가해자에게 최고의 안전망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동물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동물들의 삶이나 특징을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었고, 어떻게 상호 작용했는지 살펴본다.또 동물이 인간의 삶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살펴본다.제1부는 동물의 왕국, 제2부는 동물과 인간이 만든 역사, 제3부는 중국사를 만든 동물 이야기, 제4부는 세계사를 만든 동물 이야기로 구성했다. 인간과 동물과 환경은 서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인류와 동물은 영원히 함께 지구에서 같이 살아야 할 운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동물은 인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도라지꽃 피는 계절, 강원도 평창의 한 펜션에서 생의 기운이 가득한 음식을 함께 나누며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가슴 먹먹한 여정을 담은 이 책은, 저자의 ‘슬로 & 로컬 라이프’ 소설문학의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서 그 의미가 깊다.저자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아닌 지방을 배경으로, 음식과 꽃나무를 매개로 하는 경장편 작품들을 꾸준히 써낼 것임을 밝힌 바 있다.‘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찐한 인생의 사연들과 의미를 경쾌하고 맛있게 차려냄으로써 독자들이 일상의 긴장을 내려놓고 함께 울고 웃을 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독립적으로 읽어도 지장이 없는 작품이지만 본래 고양이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고양이와 문명을 아우르는 이 이야기는 총 3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다.저자는 개미나 고양이 같은 동물, 신이나 천사 같은 초월적 존재를 내세워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그려 왔다.인간은 조연에 불과하고 주연은 모두 동물이 차지한 이 3부작에서 저자는 ‘이 세상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한다.우선 고양이 피타고라스, 쥐 티무르 등 이 작품의 주요 등장동물 다수가 케이지에 갇혀 있던 실험동물이다.또 돼지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연일 ‘집’이 이슈의 중심이다. 매일 주요 뉴스에 집(부동산)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아파트 가격은 거의 실시간 중계되고 관련 정책은 항상 뉴스의 메인을 장식한다.물론 최근만 이런 것은 아니다. ‘집’은 항상 정책과 뉴스의 중심이었고, 매일 매일 크고 작은 변화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만큼 집은 우리 일상에 익숙하고 민감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사실 익숙하고 민감한 만큼 다른 사람들의 집에 대한 고민이 궁금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집에 대한 고민과 궁금증을 당장 꼽으라고 해도 일일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송일준 PD가 책을 냈다.전문서를 번역하고 일본방송을 소개하는 책을 낸 적은 있지만, 여행기로서는 처음이다.광주MBC 사장을 퇴임하고 며칠 뒤 전격적으로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단행했다.37년간 방송생활을 하며 마음 편히 쉬거나 놀아본 적이 없었다.일에서 해방되어 처음으로 갖게 된 여유. 제주도 한 달 살기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기념의 의미도 있었다.제주도 한 달 살기 기간 동안 매일 여러 군데를 다니며 체험한 것을 매일 밤 혹은 이른 새벽 페이스북에 적었다.뭘 보고 뭘 먹었는지뿐만 아니라 한 발 더 들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 더는 낯설지 않은 일상의 용어가 된 오늘,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질문을 품고 당도한 도전적인 소설이다.로봇이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하고, 로봇과 일상을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대중의 동경을 받는 시대,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 반응하면서 스스로 진화한 로봇은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예술을 향유하며 나아가 시스템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존재가 되기를 꿈꾼다.그동안 로봇을 소재로 한 소설이 많이 있었지만 이 책은 인간의 무엇으로서가 아니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몸만 커버린 채 미처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다.나이를 먹어가고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마다 써야 하는 가면의 종류는 늘어간다.이것저것 알고 있는 척, 처음 겪는 일투성이지만 겁나지 않는 척,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척, 거기에 지켜야 할 아이나 식구가 있다면? 절대로 실체를 들키지 말아야 할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난다.프레드릭 배크만은 평범한 사람들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듯 정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월의 흔적에 닳고 굳은 상처를 부드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음악책이 아니다. ‘듣기’를 이야기하는 책이다.저자가 ‘음악의 집’에서 배운 것은 마에스트로가 되는 비결이나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기술 같은 것이 아니었다.저자는 그저 ‘듣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개성 넘치는 여러 악기를 하나하나 들어내는 경험이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를 존중하는 자세를 길러주므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경험은 곧 ‘듣는’ 연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이 책을 통해 음악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 음악을 다시 접하고 싶은 어른들 모두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 대신 음악을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10월의 어느 오후, 도쿄 아사쿠사에서 유괴사건이 발생한다. 여섯 살짜리 남자아이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다음 날 범인은 전화로 50만 엔의 몸값을 요구한다. 경찰은 범인의 목소리를 최초로 공개하고 역탐지를 하는 등 전례 없는 수사를 펼치지만, 빗발치는 시민들의 신고와 장난 전화에 오히려 발목을 잡힌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몸값은 범인에게 탈취당하고, 아이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다.전 국민이 사건을 주목하는 가운데, 경시청 형사 오치아이 마사오는 끈질긴 수사를 통해 점차 범인의 실체에 도달한다.각 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무기형을 선고받았던 남파 간첩 윤혁과 장기수 박동건은 강제 전향을 하고 풀려나지만 ‘전향자’라는 멍에에 괴로워하며 남한에도 북한에도 영원히 소속되지 못한다.무엇보다 ‘인민을 위한 세상’을 꿈꾸었으나 빈곤과 부패로 점철된 ‘사상의 조국’ 소련과 북한의 실상을 접하며 그들은 자신의 삶 전체가 부정당하는 충격과 절망에 빠진다. 그로 인해 박동건마저 죽고, 윤혁은 홀로 남게 된다.윤혁은 한 고아원에서 ‘인간의 꽃’인 아이들과 말년을 보내게 된다.그가 이념과 체제를 넘어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는 결말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 거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해, 시를 쓰는 비밀을 간직하고 살기 시작하던 나의 스무 살에게” 바치는 책이다.이 책에는 저자가 어온 시인의 길, 시인의 눈으로 본 것, 시인의 마음으로 감각하고 체득한 것, 사랑할 수밖에 없는 시적 순간들이 담겨 있다.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지나온 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격려와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안도현 시인에게 문학은 삶에 대해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그 노정에서 발견한 깨달음을 이 책에서 ‘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지난 시간 동안 ‘남성성’의 의미는 계속 변해왔다.저자는 구시대 유물이 된 전형성을 피하고 오직 길거리에서 자신의 개성을 스타일로 표현한 ‘진짜 남성’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그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우아하고 자유롭다. 이름이 다르듯 모두 다른 스타일과 감각을 보여주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에겐 전통과 파격 사이에 자신만의 해석과 표현 방식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다.패션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한 기본 원칙부터 자신의 삶을 좀 더 존중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스타일 철학까지 담은 책으로, 티셔츠 제대로 입는
[현대경제신문=안효경 기자] 고종과 이완용 중 누가 더 매국노였는가를 따지는 일은 사실 의미가 없다.“이완용이 옥쇄를 임금 대신 찍어 조선이 일본 식민지가 되고 말았다”고 교과서에 나와 있지만 그건 가짜 역사다,나라를 팔아먹는 매국질에 누가 기생충이었는지 누가 숙주였는지 그 사실을 팩트를 통해 작가는 묻고 있을 뿐이다.이 소설에는 친로파, 친청파, 친미파, 친일파 등의 기면을 쓰고 대원군, 고종황제, 이토히로부미, 이홍장, 명성황후, 순종 그리고 이완용 등 숱한 시대의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 모든 인물들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작가는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소설의 주인공은 댐 건설로 수몰을 앞두고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는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진돗개 ‘보리’이다.보리는 주인할머니 부부와 살던 곳이 물에 잠기면서 바닷가에 사는 작은아들네로 옮겨가고, 그곳에서 새 주인 가족과 행복한 한때를 보낸다.그러나 어부인 주인이 풍랑에 휩쓸려 목숨을 잃고 가족마저 도시로 떠나면서, 옛 주인할머니와 남아 새날들을 앞둔 얼마간의 시간을 보낸다.오직 네 발바닥으로 세상 속을 달리며 제 생을 받아들이고 힘차게 살아내는 진돗개 보리의 삶과 보리의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태광그룹 세화예술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세화미술관은 지난 21일부터 ‘솔리드 시티 Solid City’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원더시티 Wonder City’(2018), ‘팬텀시티 Phantom City’(2019)에 이어 세화미술관에서 ‘도시’를 주제로 한 세 번째 기획 전시다.지난 두 번의 전시에서 도시를 관망하는 산책자의 태도와 도시의 빛과 색채를 담아 보았다면, 이번 전시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시 공간의 내밀한 면면을 살펴보고자 기획됐다.미술가, 건축사, 영화감독, 안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현직 기자인 저자의 소설 데뷔작으로, 언론사 ‘고도일보’의 열혈 초짜 기자인 송가을이 은폐된 진실을 추적하며 벌이는 흥미진진한 취재 분투기다.저자는 생생한 취재 경험에 상상력으로 조각을 메운 이야기를 통해 부정부패로 가득하고, 선의와 악의가 뒤섞인 지금의 대한민국을 겨눈다.사회부 경찰팀에서, 법조팀, 탐사보도팀으로 이어지는 16개의 에피소드는 종횡무진 세상을 누비는 초짜 기자 송가을의 성장기를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또한, 기자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재미와 함께 지난 10여 년 우리 사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저자는 현대 히브리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1세대 작가이자 이스라엘 건국과 그 전후의 역사를 온몸으로 겪은 장본인이다.그는 조국의 부흥을 위해 힘쓰는 한편으로 아랍 국가들과의 평화공존을 주장했기에 이스라엘 안팎에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평생을 글로써 행동했던 ‘침묵하지 않는 작가’였다.이 작품에서 저자는 자신을 투영한 듯한 두 명의 배신자-이스라엘 건국을 반대한 지식인 ‘쉐알티엘 아브라바넬’과 예수를 팔아넘긴 제자 ‘가룟 유다’를 내세워 작가 생활 내내 천착해 온 질문에 답을 구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