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이 불안하면 장사도 잘 안된다고 상인들은 말하다. 그러면 정국이 안정세를 유지하면 장사가 잘되느냐 하면 꼭 그런 건 아니란다. 그렇다면, 장사란 시와 때에 따라 다르다는 말이 맞는단다. 구체적으로는 짚신장사가 잘되는 때가 있고, 우산장사가 재미를 보는 때가 다른 이치와 같다는 말이다.근자의 불경기를 두고 ‘문재인 불황’이라고 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박근혜정부 때는 어떤 말을 썼나. 적어도 박근혜 불황이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았다.경제형편이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불과 3~4년 전 일이다. 우리경제를 두고 이웃나라 일본의
비비안 마이어라는 여자가 있다. 1926년 오스트리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뉴욕 브롱크스에서 출생, 평생 독신으로 남의 집을 전전하며 보모, 가정부, 간병인 등으로 살다 2009년 시카고에서 사망했다. 그녀의 존재는 우연히 그녀의 필름과 사진 카메라를 경매로 낙찰 받은 길거리 사진가 존 말루프에 의해 사후 세상에 알려진다. 그녀는 평생에 걸쳐 수십만 장의 사진을 찍었다. 가정부 일을 하며 번 돈을 거의 모두 사진 찍는 일에 투자했다. 성능 좋은 카메라를 사고, 필름을 사고, 현상을 했다. 돈이 없어 현상을 못한 사진도
경기가 좋을 때 물건 값을 올리면 군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장사가 지지리도 안 될 때는 그 반대로 불평불만이 요란하다. 시장의 민심이 이렇다. 민심의 동태를 읽어내는 요령도 시장사람들의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일 게다.골목상인들이 파는 물건 값은 얼마에 팔든 그것은 거의 주인 마음먹기에 달렸다. 특히 서민들이 주로 거래하는 음식 값이나 소소한 일상잡화 등이 그렇다. 옆집이 올리면 인근 앞집도 덩달아 올리기 십상이다.서울 신촌을 비롯한 여러 지역 가게들 가운데 70%이상이 가격을 인상을 했단다. 특히 젊은
화장이 끝나자 은영의 남동생이 분골상자를 안았다. 행인지 불행인지, 은영의 뜻대로 살인죄는 그녀가 고스란히 쓰고 갔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그녀의 동생은 안전했다. 힘들겠지만 그는 그 비밀을 무덤까지 안고 가면서 은영의 몫까지, 이 사회를 위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일행은 여러 차에 나눠 타고 화장터를 나와 합천으로 향했다. 혼자 뒤따라가는 것이 뻘줌해서 유인경에게 내 차를 타고가지 않겠느냐고 묻자 고맙게도 순순히 내 말에 따라주었다. 삼십 분 가까이 달려 합천군내로 들어선 일행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황강 강변에 차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생명보험업계와 저축은행업계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예보료 인하 요구가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 같은 업계 요구에 대해 “위기 상황 직면 시 현재 적립금도 충분치 못할 수 있다”며 “이들 업종에 대한 예보료 인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예보는 외환위기 발발 직후인 지난 1998년 여러 예금자보호기관을 통합해 설치한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으로, 매달 일정액의 보험료를 금융사들로부터 받아 비상사태 발생시 이들 금융사 예금주들의 예금을 일정한도까지 지급보장 해주고 있다.자체 보장 체계를 갖춘
우리나라 사람들은 10명 중 4명이 부채를 안고 산다. 이들은 평균 8000만원이 넘는 빚을 지고 산다. 작년 연말 무렵 통계니까 지금은 조금 더 늘어났을 게다. 지난 1년 새에 260만원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에서 빚이 증가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채무자에게 빚은 목에 걸린 가시처럼 거북하기 짝이 없다. 자나 깨나, 부지불식간에 빚은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존재다. 그래서 때로는 빚에서 벗어나려는 충동으로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하기 마련이다.그런 빚을 누군가 갚아준다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상상까지 한다. 그런데 개인도 아닌
경찰이 하천에 도착했을 때 나는 세상모르고 그녀 옆에 잠들어 있었다.눈을 떠보니 세상은 황혼에 짙게 물들어 있었다. 무인혹성 같았던 천변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물새들과 잠자리며 하루살이, 풀모기 따위들이 한결 서늘해진 황혼 속을 어지러이 날고 있었다. 나는 아무 생각도 없이 몽롱하게 꿈속 같은 느낌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생이 방전 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꾸 다리가 휘청거렸다.어느 틈엔가 은영의 시신이 앰뷸런스에 실리고, 나는 경찰차에 올라탔다. 내 차는 다른 경찰이 운전한다고 했다.앰뷸런스가 먼저 출발했다. 다음으로
오래된 자료도 아니다. 불과 4~5년 전과 오늘을 비교한 자료인 셈이다. 전 정권과 현 정권을 비교했다는 것이다. 굳이 말하자면 사회경제학적 측면에서 정권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비교해본 것이다.특히 어느 정권치하에서 우리사회가 안정성 면에서 비교우위를 점하는 가를 분석한 것이 특징이란다. 30점 만점에 각각 26.5와 15.8을 차지했단다. 전 정권과 현 정권이 그렇다. 물론 측정자의 주관적 기준이 상당부분 판단의 잣대로 작용되었다는 점을 감안해서다.정치사회적인 사건, 경제적 문제, 사회적 과제, 국방·외교적 이슈 등등. 주제별 가중
당신…… 기억하고 있는지요. 당산동 살 때 언젠가 수도가 얼어 물이 안 나온 적이 있었죠. 보일러도 안 돌고, 그래서 방 안에서도 입김이 났는데, 그때 당신이 언 수도를 녹여주었지요. 옆집으로, 부엌으로, 방으로, 당신을 따라다니면서 나는 참 행복했습니다. 몸살이라도 걸리면 어쩔 뻔했느냐고, 너 같은 바보는 또 없을 거라고, 당신이 연신 투덜거렸지만 나는 구름 위에 둥둥 뜬 기분이었습니다. 물이 나오고, 보일러가 돌고, 방이 따뜻해지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너는 혼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전주로 이전했다. 최근에는 KDB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이 화두다. 부산과 전주가 아시아의 월스트리트, 혹은 한국의 월스트리트를 꿈꾸며 유치 전쟁이다.아무리 인터넷이 발전해도 아이디어와 사람, 그리고 자본이 모이기 위해서는 지리적인 이점과 함께 정책적인 메리트,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좋은 토양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뒷받침 없이 단순히 우리가 어디에 무엇을 지었으니, 그리로 와서 사업을 하라는 것은 무리다. 경제를 정치논리로 풀어서는 곤란하다.올해 우버(Uber)와 리프트(Lyft), 디디추싱(滴滴出行·Didi
허랑방탕하면 망한다고 했다. 요즘은 잘 쓰지 않는 말이다. 저축하지 않고, 무절제하며, 경솔하고, 비도덕적이며, 낭비벽이 심한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컴퓨터사전이 일러준 해석이다. 친절하게도 거기는 예수님이 가르치신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아소토스’라는 헬라어까지 동원해서 아주 친절하게 일러놓고 있다.예수님이 성경을 통해 후세에게 꼭 일러주고 싶었던 말씀가운데 하나가 바로 허랑방탕하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어느 철없는 아들의 경우를 일컬어 한 개인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다. 가정도, 사회도 나아
오후 네 시쯤, 나는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잠에서 깨어났다. 은영이 옆자리에 웅크리고 돌아누워 있었다.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만졌다. 그녀가 틀어놓았는지, 자동차에서 마할리아 잭슨의 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Summertime and the livin' is easy…… Fish are jumpin' and the cotton is high…… 평화로운 여름철, 물고기는 뛰어오르고 어느새 길게 자란 목화들…… 아빠는 넉넉하고
▲ 송원호씨 별세, 송영후(인터콤어소시에이션 부사장)씨 부친상 = 23일, 충북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 발인 1월 25일 오전 9시, 청주 지동동 선영. [043-269-6969]
“티티카카 생각난다.” 은영이 불쑥 말했다.홍대 앞에 티티카카란 이름의 카페가 있다. 커피 한 잔을 시키고 반나절을 앉아 있어도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는 편안한 곳.티티카카(Titicaca)는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에 위치해 반은 페루, 나머지 반은 볼리비아의 영토에 속하는 담수호의 이름이다. 정확히 말하면 페루 쪽이 조금 넓고 볼리비아 쪽이 조금 좁아 3분의 1쯤을 가지고 있다. 해발 3,812m에 위치하고 면적은 8,300㎢로 한국 충청북도 넓이와 비슷하고 평균 수심은 280m이며, 안데스 산맥의 눈 녹은 물이 20군데 이상의 지
북한과 우리와의 경제적 격차는 40배 이상에 달한다. 고난의 행군이라는 극한 상황을 거치면서 300만명 이상을 굶겨 죽인 나라가 북한이다. 이미 나라로서의 기능도 또한 자격도 없는 곳이 북한이다. 김씨 일가와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남아있는 인민을 볼모로 명맥을 유지하는 집단에 불과하다.그런 그들이 무엇으로 체제를 유지하고 있을까? 대답은 간단했다. ‘뇌물’이란다. 요즘 종합편성TV에서는 탈북한 사람들에 의해 북한소식을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거의 실시간대에 그쪽 소식을 듣고 볼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예전 같으면 간
시장이 잘 돌아갈 때면 돈통(금고)에서 함박웃음소리가 난다고 한다. 경기가 좋을 때를 일컬어 시장통 사람들은 ‘잘 돌아갈 때’라고 이른다. 그런 웃음소리가 끊긴지 언제인지도 모른단다.대개 명절 밑이거나 연이어 호황이던 시절이 있었다. 인근 공장들이 밤낮없이 가동될 때면 골목시장도 늦도록 불을 밝혔다고 회고한다. 호랑이 담배피던 때 얘기란다. 돌아보면 호황이 언제였는지도 까맣게 잊었단다. 본시 장사꾼 엄살은 예로부터 소문난 터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장기침체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그러나 보는 눈에 따라 달리 보는 이
자동차가 이내 마산에 도착했다. 나는 마산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시내로 들어갔다. 셔터 내린 상점들, 자동차 한 대 보이지 않는 넒은 도로…… 아직 잠에서 덜 깬 시가지는 유령의 도시처럼 텅 비어 있었다.그녀가 왜 시내로 들어왔느냐고 물었다. 나는 모텔에 들어가 자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이제 괜찮아졌다면서 계속 달리자고 고집했다. 마산 시내를 일주하고 다시 고속도로를 탔다. 진주 방향으로 달렸다. 끝없이 앞에서 밀려오는 아스팔트 도로와 하얀 차선, 중앙분리대…&hellip
실물경제를 놓고 벌이는 논쟁은 주장이 각각일 수 있다. 쟁점에 따라 명암이 극명해진다. 어느 편이 올바른 시각과 결론에 닿는 것인지는 쉽게 정의하기 어렵다. 건전한 상식과 법칙에 따라 판단하고 유도하느냐에 따라 경제적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지금의 경제위기는 실물경제 즉 펀더멘털도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두 차례 위기와 다르다.” 우리경제를 두고 내린 윤중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진단이다. 그가 일컫는 두 차례의 위기란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와 2008년의 금융위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
나는 헤드라이트를 켰다. 어둠은 쏟아지듯 갑작스럽게 짙게 내려앉았고, 불켜진 마을은 나오지 않았다. 계속 칠흑같이 어두운 숲이 이어졌다. 대자연의 침묵이 무겁게 무겁게 우리를 눌렀다. 어두운 산, 어두운 들, 어두운 하늘…… 보이는 것이라곤 노란 중앙선과 휙휙 지나치는 요괴처럼 그로테스크한 가로수들뿐이었다. 불쾌하고 음산한 어둠…… 괴괴한 고요…….문득 불 밝힌 휴게소가 시야로 빨려 들어왔다.은영이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나는 속도를 줄이고 휴게소로 들
뿌린 대로 거둔다. 봄에 파종한 만큼 가을이 오면 거두기 마련이다. 자연의 섭리인 셈이다. 뿌리는 것 못지않게 거두는 일도 중요하다. 제대로 거두지 아니하고 튼실한 수확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 뿐이다. 유능한 농부의 자세가 아니다.한해를 결산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무렵이면 여기저기서 나름대로 계산하고 결산하는 소리가 들린다. 크게는 국정을 돌아보고 반성과 함께 새해를 설계하고 다짐하는 소리가 커지는 즈음이다. 가정이나 개인도 이런 시간을 거치게 된다.올 세밑도 예년과 다르지 않다. 일반적 세평만으로는 규정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있